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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일상/회사 밖 홀로서기

퇴사를 생각하는 당신에게. 당신의 퇴사를 말리는 세 가지 이유.

by 뉴리미 2020. 8. 10.

5월 말일 퇴사한 이후, 두 달 그리고 열흘을 직업 없이 놀고 먹었다. 원치 않게 백수신세로 지낸 적은 있었으나 자발적 백수는 나도 처음이었고 색다른 경험을 하며 여러가지를 느끼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개인적으로는 꽤나 만족스러운, 아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는 백수생활이었지만 항상 무지개 빛일 수는 없는 법. 내가 느꼈던 어두운 감정들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퇴사를 고민하는 그대, 무턱대고 퇴사하지 마라!

1. 퇴사 후 뚜렷한 계획이 없는 경우, 이도 저도 안될 수 있다.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라 굳이 언급해야 하나 싶지만 퇴사 후의 계획은 무척 구체적으로 세워 놓아야 한다. 나의 경우, 퇴사 마음을 먹고 나오기까지 3년 이상이 걸렸다. 이놈의 회사, 정말 때려치우고 싶은데 막상 나가서 할일이 없더라. 대다수의 젊은이들 처럼 한국식 입시를 치르고 대학교에 와서는 줄곧 대기업 취업만을 향해 달려왔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싶은 지도 몰랐으니 당연한 결과랄까.

처음에는 이 회사가 나랑 안 맞나 하고 이직을 열심히 준비했었다. 이회사, 저회사 면접을 보면 볼수록 숨이 턱 막혀왔다. 나는 회사라는 조직생활이 힘겨운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크리에이터+사업가의 길로 가기로 결정을 할 수 있었다. 

직장생활이 두드러기 날 정도로 싫은게 아니라면 다음 이직 자리를 꼭 알아 본 후 그만두시기를 권고 드린다. 그런데 회사 밖에서 새로운 업을 갖고 싶은 사람은 매우 구체적으로 청사진을 그려놓은 후, 조금 더 커다란 각오를 가지고 그만두시길 추천 드리는 바이다.   

2. 돈나올 구멍이 1도 없는가? 이성은 금방 초조함에 잠식 당하게 된다.

회사 밖에서의 시간도 생각보다 금방간다. 무엇인가를 시도해서 결과를 조금이라도 보려면 최소 6개월은 필요하다고 본다. 퇴사 전 무리해서라도 6개월 생활비는 꼭 저축해놓기를 바란다. 1년치가 있다면 더 좋다. 당장 먹고 살 돈도 없이 어떻게 재미나는 백수생활을 즐길 수 있겠는가?! 곳간에 음식이 많이 쌓여있어야 마음 편히 하고 싶은 것을 신나게 시도해 볼 수 있다. 

나 역시 최대한 절약하여 1년 정도의 생활비는 비축해 놓았으며, 각종 재테크를 통해 일하지 않는 지금도 돈을 불려나가고 있다. 사족이기는 하지만 퇴사를 계획하고 있다면 절대 경제/재테크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마시라. 투자를 하면 내가 일하지 않는 동안에도 누군가가 나를 위해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다 준다. (느껴보면 꽤나 짜릿하다.)

3. 주위의 시선에 고통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다. 친구들에게 퇴사 소식을 알리자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럼 뭐하고 지내?" 라고 묻는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다 말해줘야 하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설명해야하지? 짧은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결국 내뱉은 말. "그냥 이거저거 하면서 쉬고 있어." 

콜롬비아로 떠나는 대신 거제도로 내려가서 지내기로 했다는 말에 "거기서 뭐하고 먹고 살려고?" 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다. 처음에는 성실히 대답해주었지만 점차 갈수록 얼버무리게 된다. 나는 나름 계획도 탄탄히 세우고, 월마다 한 사람 월급 정도 고정 수입이 생기게 셋팅을 해 놓았지만 이 모든 것을 장황하게 설명하기가 버겁다. '굳이...'라는 생각도 든다. 얼버무린 나의 말을 들은 지인의 얼굴에 '어쩔려고 저렇게 무모하게 살고있나'라고 쓰여있는 것만 같다. 괜한 자격지심이 생긴다.

당신이 하루종일 얼마나 바쁘든 상관없다. 남들에게는 그저 '노는 사람'일 뿐. 부모님은 나에게 전화할 때마다 이렇게 묻는다. "요즘 집에서 뭐하고 노냐?" 처음에는 이런 저런 일을 하고 있고 나름 바쁘게 지낸다고 설명을 했으나 귀기울여 듣지 않으시는 듯 하다. 다음에 또 전화해서는 "아무것도 안하는거 지루하지 않니?"라고 물어보시는 것을 보니..

이런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퇴사 전에 꼭 알고 있어야 한다. 주위의 시선에 심하게 위축되는 사람은 이 때문에 힘겨워 질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라지 뭐!' 라는 심정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자세가 매우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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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꼭 해주고 싶은 말.

위의 세가지는 꼭 대비하고 퇴직서를 날리셨으면 좋지만 대비가 안되어있다 하더라도 무조건 뛰쳐나와야 하는 경우가 있다. 너무 힘들어서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증상까지 생기게 된 경우 .

나의 친언니는 간호사인데 첫 근무지였던 병원에서 태움을 심하게 당한 적이 있었다. 신입이 으레 겪는 어려움 정도 이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그 때 언니가 했던 말이 너무 충격적이라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퇴근하고 밤새 울다가 아침에 일어나 겨우 출근을 해. 며칠을 그렇게 참고 다니다가 오늘 출근길에 지나다니는 차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 확 저 차에 치여버려서 출근 안했으면 좋겠다... 그 때 순간 갑자기 너무 섬뜩해서 그만둬야 겠다 생각을 했어."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 자신이 제일 소중하다. 잘먹고 잘살고 행복하려고 돈을 버는 것인데 주객이 전도가 되면 안된다. 만약 정신적으로 너무나 힘든 상태라면 과감히 그만두고 본인을 위해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 훨-씬 더 나은 선택이다. 특히 사회 초년생은 '사회생활은 원래 이런것이구나'하고 개떡같은 문화의 집단에서 꾹꾹 참으며 회사를 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정말 노답인 곳이라면 최대한 빨리 그만 두는 것이 이력에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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